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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터·납골당에서 ‘혈액 추모’로… 스웬 ‘얼라이브’가 여는 장례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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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터·납골당에서 ‘혈액 추모’로… 스웬 ‘얼라이브’가 여는 장례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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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웬의 혈액 봉안 스마트 추모 오브제 ‘마이블록’. 스마트폰을 대거나 QR코드를 인식하면 고인의 디지털 페이지로 연결된다. 사진출처<스웬> |
‘얼라이브(Alive)’: 유골 대신 혈액, 비석 대신 디지털 페이지
장례문화 혁신 스타트업 스웬은 2025년 4분기 공식 출시를 목표로 혈액 봉안 추모 서비스 ‘얼라이브’를 준비하고 있어요. 핵심은 사망 이후 유골을 보관하지 않고, 생전에 본인이 채혈한 혈액 한 방울과 삶의 기록을 함께 남기는 방식이에요. 혈액은 스웬이 도입한 DNA 상온 보존 기술로 30년 이상 보관하도록 설계했고, 추모자는 스마트폰으로 디지털 페이지에 접속해 사진, 영상, 음성 메시지 등 생전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요.
서비스 매개체는 카드형 오브제 ‘마이블록’이에요. 가로 7.5cm, 세로 3cm, 두께 0.8cm로 작고, 내부에 NFC 칩과 QR 코드가 내장돼 있어요. 스마트폰을 접촉하거나 코드를 스캔하면 고인의 전용 페이지로 연결돼요. 물리적 공간을 최소화하면서도 상징적 추모 대상을 유지한다는 점이 특징이에요.
비용·공간 부담을 낮추는 대안
보도에 따르면 수도권 민간 봉안시설은 한 칸당 비용이 1천만 원에 육박하는 반면, ‘얼라이브’는 약 100만 원 수준을 제시했어요. 작은 오브제 형태와 분산형 봉안(교회·커뮤니티 센터 등)으로 공간 부담을 줄이고, 생활권 내 접근성이 높은 장소를 활용해 방문 편의성을 높인 설계예요. 전범주 스웬 대표는 교회를 중심으로 한 추모 서비스 인프라를 우선 도입해 ‘멀리 가지 않고 추모’하는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어요.
산분장이 빠르게 확산되는 환경에서도 기억의 물리적 표식을 원하는 수요가 있어요. 유골 대신 혈액·디지털 기록을 보존하는 모델은 ‘뿌림 장례’의 허전함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포지셔닝돼요.
정책 변화: 산분장 허용과 이용률 목표
정부는 2025년 1월부터 화장 후 골분을 자연에 뿌리는 산분장을 허용했고, 연말까지 서울·강원 홍천·충북 청주·전북 무주에 산분장 가능 시설을 설치할 계획으로 알려졌어요. 보건복지부는 2020년 약 8% 수준인 산분장 이용률을 2027년 30%로 끌어올리는 목표를 제시했어요. 제도 변화는 ‘공간 효율’과 ‘환경성’을 키워드로 장례 문화의 선택지를 넓히는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어요.
이런 정책 환경은 물리적 납골 시설 중심에서 탈피해, 디지털·경량 오브제형 추모 방식의 실험을 촉진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어요. 내가 생각 했을 때, 제도와 기술의 타이밍이 맞아떨어지면서 사용자 경험 중심의 장례 설계가 확산되는 흐름이네요.
| 정부는 2025년 1월부터 화장 후 골분을 자연에 뿌리는 산분장을 허용 |
작동 방식: 채혈, 보존, 디지털 스토리
사용자는 생전 본인 확인을 거쳐 소량 채혈을 진행하고, DNA 상온 보존 기술로 장기 보관을 맡겨요. 동시에 본인의 사진·영상·음성 메시지, 생애 기록을 업로드해 디지털 페이지를 구성해요. 사후에는 지정 추모자(가족 등)가 NFC/QR 접속을 통해 페이지를 열람하고, 공유 설정에 따라 추모 메시지를 남기거나 기념일 알림 등을 받을 수 있어요.
디지털 페이지는 시간축 기반 타임라인, 음성 인터뷰, 사진 아카이브 등으로 구성이 가능하며, 향후에는 법적 상속 정보와는 분리된 디지털 유품 보관(접속 권한 관리) 같은 확장 시나리오도 상상해볼 수 있어요.
시장 맥락: AI 추모, 생전 장례식, 교회 인프라
국내 1위 상조 기업 프리드라이프는 2022년 딥브레인AI와 함께 생성형 AI를 활용한 ‘리메모리’를 선보였어요. 고인의 아바타를 재현해 대화형 추모를 구현하는 형태였죠. 하이패밀리는 ‘엔딩 파티’라는 이름으로 생전 장례식을 지원하며, 2024년 설문에서는 성인 10명 중 6명이 참여 의향을 보였다고 해요. 스웬은 2022년 매일경제신문 1호 사내벤처로 출범해 교회 기반의 인프라 구축, 블록체인 투표 시스템 도입 등으로 영역을 넓혀왔어요.
이러한 사례는 장례가 ‘장소·유골 보관’ 중심에서 ‘경험·이야기·참여’ 중심으로 재편되는 방향을 보여줘요. 혈액 봉안과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결합은 이 트렌드와 맞물린 확장 라인으로 볼 수 있어요.
쟁점: 개인정보·윤리·보안과 장기 지속 가능성
혈액 보관과 디지털 추모는 새로운 쟁점을 동반해요. 대표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이슈가 거론돼요.
- 개인정보 및 생체 정보 보호: 채혈 과정의 본인 확인,DNA 데이터의 보관·파기 정책, 제3자 접근 통제
- 디지털 유언 및 권한 위임: 사후 계정 관리, 페이지 소유권·관리자 지정, 변경·삭제 권리
- 보안·가용성: 오브제 분실/도난 대응, 서버 이중화·백업, 장기 서비스 지속성에 대한 신뢰
- 종교·문화적 수용성: 교회 기반 봉안의 장점과 특정 종교 시설 편중에 대한 형평성 논의
사업자 입장에서는 투명한 약관과 데이터 거버넌스, 오프라인-온라인 복구 프로세스, 장기 서비스 보증 구조(에스크로·신탁 등)의 설계가 신뢰 확보의 관건이 될 거예요.
전망: ‘작고 가벼운 추모’와 ‘이야기의 보존’
초고령화는 장례 방식의 재구성을 요구하고 있어요. 공간·비용의 제약을 줄이고, 생활권 접근성을 높이며, 개별 삶의 서사를 디지털로 보존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어요. 혈액 봉안과 디지털 페이지 결합은 그 요구에 대응하는 형태예요. 산분장 확산과 더불어 ‘물리적 유골 보관’의 필수성은 약해지겠지만, ‘기억의 닻’을 만드는 상징적 매개는 오히려 더 섬세해질 가능성이 커요.
유사 서비스가 확산될수록 표준화된 데이터 이전(포터빌리티), 상호운용성, 장기 보증 제도 등 거버넌스 논의가 중요해질 전망이에요. 이용자에게는 비용·접근성·보호 수준을 비교해 본인 가치관에 맞는 추모 방식을 선택하는 판단력이 요구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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